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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다이어트 -20kg 감량

2020년11월6일 89.6kg

2021년2월6일 69.9kg

(반올림 해서 -20kgㅎ)


3달간의 지루하고 길었던 다이어트가 드디어 끝이났다. 69kg는 아마 내 중학교 2학년때 몸무게가 아닐까싶다. 수많은 세월동안 다이어트 해야지 해야지 해야지 몇번을 마음먹고 시도하고 포기하고의 반복이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십몇년동안 사람들에게 80kg가 넘는 나의 몸무게를 말해줄때면 대부분 들었던말이 '그렇게 않보이는데'였다. 내가 늘 어줍잖은 시도와 실패했던 이유는 남들한테 들었던 그말 때문에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절실 또는 의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 이 말을 완벽하게 부정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은 100프로 맞다고 동의하고 싶지도않다. 의지력 꽝인 내가 의지력이 부족한 채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으니까. 내생각엔 다이어트를 시작할때 가장 멀리 하고 듣지도 말아야되는 단어 중 첫번째가 이거다.

1.의지박약

"너는 의지가 약해서 안돼."

"너는 자기관리가 안돼."

이런말을 듣게되면 정말로 자신이 의지박약이라서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는 상실감의 구렁텅이 속에 빠지게 된다. 결심을 했다가도 몇일뒤에 치킨을 먹고있는 내 모습을 보며 '그래. 나따위가 무슨 다이어트라고..' 자신을 자책하며 포기상태에 이르는데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절대로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다.

 

자극적인 음식들이 우리를 스스로 헤어나오기 힘든 중독 상태에 빠트리기 때문이며 이는 우리의 의지력이 제어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서 있다.

고칼로리 음식들은 포만감을 넘어서 쾌락 수준의 감각을 느끼게 하는데 이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뇌속의 보상중추를 자극하여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요구한다. 설탕을 포함한 이 음식들은 마약과 같은 방식으로 뇌의 보상체계를 자극하므로 엄밀히 말하면 중독 물질이며, 설탕이 코카인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은 여러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서 이미 입증되었다.

반복된 결심과 다이어트 실패로 상실감에 빠져있는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알려줘야하는 것은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라 음식의 중독에서 헤어 나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설탕 및 고칼로리 음식을 좋아하는 습관을 고치려는 것은 코카인 암시장 한가운데 떡하니 차려놓은 마약 재활센터에서 사람을 고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다. - 책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中 94p 

2.자존감

자존감은 흔히들 심리적 웰빙이라는 측면에서 요근래 자주 사용되는 말인데 이 단어에 좋지 않은점은 무언가를 이룬 상태라야 내자신의 가치를 인정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떠한 결과물에 따라 수시각각 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며 나 역시도 과거 다이어트중 3일도 못가서 음식을 절제하지 못했을때 곤두박질치는 자존감을 수도없이 느꼈다.

이와 함께 불완전한 내자신을 비판하고 질책하면 스트레스의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들이 마구 분비되는데 실제로 우울증의 상당 부분이 자기 비판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무수한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즉, 자기에 대한 비판과 수치심은 우리가 성장하도록 돕는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믿음을 악화시키고 무력감과 자기혐오의 수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책 마음챙김中

이와는 반대로 자신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면 옥시토신과 엔돌핀이 다량으로 분비되는데 이둘은 안정감과 친밀감을 느끼게하는 애정호르몬과 기분을 좋게해주는 신경전달 물질로써 실수의 과정에서도 배우고자 하는 욕구 및 노력, 의지가 높아진다.

 

따라서 나는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말고 '자기자비' 라는것을 권하고싶다. 자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개 철학적이고 종교 적인것을 떠올리는데 거창하고 복잡하게 생각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실수를 하더라도 내 자신을 친절하게 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이것들이 얼마나 강력한 힘이 될수 있는지 경험을 통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

떡순이ㅋㅋㅋ

새벽2시에 떡볶이와 순대를 먹었을때 나는 자기자비의 마음을 갖기로 선택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었던 당시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 줬으며 이것을 반복하지 않기위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할지 내 자신과 협력자가 된 기분, 상의하는 느낌으로 당시의 상황을 바라보고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떡볶이 뿐만 아니라 여러번 먹고싶었던 음식을 못참았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자존감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그 흔한 이야기와 어느정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P.S 자비로운 마음만 갖고 있으면 먹고싶은거 다 먹고도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니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잠깐 식욕을 못참더라도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가 강해진다는말. 그리고 이 다욧이 실패로 돌아가지 않기위해 가장 먼저 구입한 것이 있다.

3.다이어트환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다이어트환을 복용했다. 허기를 견딜수 있게해준다(약팔이로 보일까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내가 환을 먹으면서 체중 감량을 했다고 하면 '100일 20kg감량'이라는 결과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까..? 라는 생각이 아주잠깐 들었으나 상관없다. 어차피 남의 감탄에 목메이지 않기로 선택 했으니까. 무엇보다 이 내용을 빠트린채로 내 글을 보는 누군가가 체중감량을 결심했다가 실패로 힘들어 하는걸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나는 이것에 배고픔을 참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지 절대로 의존하지 않았다. 단순히 굶는것이 아닌 100일의 시간동안 정말 열심히 운동했는데 인바디 수치가 이를 증명해준다(근육량 -2.5kg 체지방량 -15kg)

4.운동

-기본적으로 점심

하루한끼(간혈적단식)밥반공기

-12시부터 오후8시까지 과일 및 건과류 등 간식섭취

외엔 어떠한 음식물도 섭취하지 않는다.

-점심 외에 어떤 음식을 먹게되는 경우가 생기면

그다음날 더 빡세게 운동함.

다이어트를 결심하기 약5개월전부터 발목 힘줄 염증때문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인 달리기를 할 수가 없던 상태였다. 오래 걷는것도 염증을 지속시킬 뿐더러 달릴수 없었기에 89kg까지 불어난 영향도 있을듯하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자전거는 괜찮다고해서 당근나라 5만원짜리 자전거를 구입

맨처음 타던날 30분도 채 타지 않았는데 다리에 쥐가난다. 쩔뚝걸음으로 자전거를 질질끌며 집으로 돌아오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달전. 하루1시간 자전거타기가 어느순간 기본 베이스가 되었고 지금은 2~ 3시간도 거뜬히 탈수 있는 체력이 만들어졌다(헬스장 자전거는 힘들면 언제든 쉴수 있지만 로드자전거는 집으로 돌아와야 쉴수 있다는게 장점)

2달쯤 지났을때 힘줄염증도 어느정도 나아서 다시 뛸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러닝을 시작하면서 알게된 것은 뛸때 사용되는 근육이 자전거 탈때 발달되는 근육과 꽤 많이 다르다는 것. 자전거가 반복되어 정체기 또는 흥미가 떨어지면 다음날은 달리기를 했다가, 눈덮인 산에 등산도 가보고 집에 있는 시간에는 홈트를 했는데 스쿼트, 런지, 케틀벨스윙, 팔굽혀펴기 등등. 출근을 해야하는 날엔 빌딩 계단운동 틈틈히 30분~1시간

5.체중변화

 

89kg -> 83kg

운동시작 한달. 생각보다 운동강도가 높지도 않았는데 쑥쑥 잘빠진다 (그만큼 빠져야 하는 살이 많았기 때문인듯) 하지만 이 구간에 젤 피로를 많이 탔던것 같다. 항상 피로에 쩔어있었고 이 구간을 어느정도 넘어서야 활력이라는게 생기는듯하다.

83kg -> 75kg

80kg이하로 떨어지니 확실히 몸이 가벼워지고 일을하는 시간에도 피로를 덜타게된다. 하지만 78, 77kg 될때즈음에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낮에는 괜찮다가 저녁만 되면 혈액순환이 않되고 체한듯한 이상증상이 몇일동안 지속. 한의원을 찾아가니 먹는게 워낙 없으면 위장이 딱딱하게 굳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와 손에 침을 맞으니 마법처럼 낫는다 (싱기방기) 따뜻한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니 스스로 완화시킬 수 있게되었다.

75kg -> 69kg

75kg이하부터 복근이 쬐금씩 보인다. 헌데 이미 체지방량이 많이 빠진 상태라 그런가 감량 속도의 정체기가 찾아왔는데 어렸을적 몇달 다녔던 복싱 체육관에서의 운동을 떠올리며 샌드백, 줄넘기, 배틀로프 등등의 조합으로 정체기를 극복했다. 물론 몇십년만에 다시 접하는 이것들은 토나올만큼 힘들었는데 이때마다 관장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몸은 고통 없이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2월7일 추가

저는 전업 블로거에요. 작년 여름에 움짐임없이 앉아서 일만하다가 급격히 체중이 불어났는데요. 당시에는 만사 다 제쳐두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포스팅만 하며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기름진것 튀긴음식 등등 과식을 끊임없이 했는데 이게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오더라구요 (계속 그렇게 먹어댔으면 오래 못살았을듯ㅋㅋ) 급하지 않으면서 중요한일은 우선적으로 또는 꾸준히 해야하는데 그중 하나가 운동, 건강을 챙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번에서 말씀드렸던 자기자비<-의 마음가짐이 가장 크게 와닿았던것 같습니다. 비단 살빼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하고있는 모든 일과 도전, 목표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주어진 하루의 일을 다 완수하지 못했거나 당장에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언제나 자신을 친절하게 대할것. 책 마음챙김 + 명상은 정말 추천드리고 싶네요.